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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반세기 맞은 법의 날‥'국민공감' 법치로2013-04-27 13:09
작성자 Level 10

반세기 맞은 법의 날‥'국민공감' 법치로
박 대통령 "법이 약자에게 따뜻한 보호막 돼야"

역대 두 번째로 기념식에 대통령 참석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1964년 지정된 '법의 날'이 25일 반세기를 맞았다.

법무부 등 관계 기관은 국민이 공감하는 법치를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강당에서 제50회 법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채동욱 검찰총장, 박영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 등과 자원봉사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9년 제46회 행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법은 사회적 약자에게 따뜻한 보호막이 돼야 한다"며 "'법대로 하자'는 이야기가 강자가 약자를 위협하는 수단이 아니라 약자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안전판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한 초등학생이 '법은 목욕탕'이라고 정의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따뜻한 것이라는 의미로 말한 것인데 우리 법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농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를 위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 아래 공정하고 엄정한 법 집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 같은 부끄러운 말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상용되지 않도록 여러분이 앞장 서주기 바란다"고 법조계 인사들에게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법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키는 것만으로도 매우 크고 소중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법치야말로 성숙한 선진국으로 가는 토대"라며 "저는 국민 행복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법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 첫 걸음으로 생활치안부터 확립하겠다"며 자신의 공약인 '4대 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척결 의지를 다진 뒤 "새 정부가 추구하는 국정 기조의 성공도 법과 제도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노력의 대가를 가로채는 불법, 편법과 상생 및 동반성장을 가로막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있어야 우리 경제의 새로운 희망과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의지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법(法)은 한자로 물수(水) 변에 갈거(去) 자를 합한 것"이라며 "우리 법이 물처럼 국민의 삶과 사회에 구석구석 흐르면서 잘못된 관행을 씻어내고 건강한 변화를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확립함에 있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소중한 가치는 바로 개인의 존엄과 가치"라며 "법의 사명은 이를 완벽히 보장하는 데 있고 바로 그것이 법치주의의 현대적 과제"라며 밝혔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최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거나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몇몇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재판과 법집행은 불편부당해야 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더욱 다가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장관은 "법은 법조문이 아닌 일반 국민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어야 한다"며 "법무·검찰이 먼저 국민이 원하는 법치, 국민이 공감하는 법행정을 펼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관계기관들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국민공감 법치 ▲법질서 확립을 통한 안전한 사회 구현 ▲사회 통합을 위한 따뜻한 법치를 기념식 주제로 삼아 법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지켜주고 보듬어야 한다는 새 의미를 선포했다.

기념식에서는 법을 통한 사회봉사에 기여한 공로로 이진강(70·사시 5회) 변호사 등 12명이 훈장과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이 변호사는 검사 시절 박종철군 고문치사 은폐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법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대한변협 회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은 서울남부지방법무사회 조교영 법무사가, 황조근정훈장은 황윤성 서울동부지검장과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받았다.

홍조근정훈장은 정석우 대구고검 검사와 김민배 인하대 로스쿨 교수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은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전국연합회 김원혁 사무처장에게 각각 수여됐다.

법무부 안양교도소 황성균 교정위원은 국민포장을, 수원지검 성남지청 김천관 수사과장과 경남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류충현 부이사장,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남지부 소속 조인순씨 등 3명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경래 선임 연구위원은 국무총리 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기념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아동학대예방 홍보대사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예쁜 어린이 합창단', 다문화·이주 가정 아동들로 구성된 '코시안 합창단'이 공연을 통해 화합과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지대한(13) 군이 다문화 가정 어린이를 대표해 합창단을 소개했다.

기념식이 열린 대법원 1층 대강당과 2층 로비에는 법의 날을 기념해 법무부가 진행중인 '2013 우리 헌법 만들기' 공모전의 출품작 30점이 전시됐다.

법의 날은 1963년 세계법률가대회에서 각국에 법의 날을 제정할 것을 권고 결의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1964년 기념일로 지정했다. 애초 법의 날은 미국을 따라 5월1일로 정했으나 근대적 의미의 우리나라 최초 법률인 '재판소구성법' 시행일이 1895년 4월 25일인 점을 고려해 이날로 변경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