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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검찰개혁의 正道2013-02-13 12:23
작성자 Level 10

지난 해 연말에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단어는 단연 ‘검찰개혁’일 것 입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가 똑같이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걸고 특별기자회견까지 하는 등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남의 잘못을 단죄하는 검찰조직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부끄러운 사건들이 잇달아 생기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비판과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 단초가 되었을 것입니다.

정의롭고 정제된 엘리트조직임을 자부하여 온 검찰이 ‘스스로 개혁이 불가능한 조직’이라고 앞다투어 비난 받는 현실에 대하여 검찰구성원 모두가 한 없는 自愧感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國家司正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검찰의 특성상 남다른 도덕적 기준과 절제된 행동양식을 갖추어야 할 것은 필수요건입니다.

쏟아지는 비판과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뼈를 도려내는 과감한 자기혁신과 의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만, 유념하여야 할 것은 검찰개혁은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고 그 바탕위에서 냉철하고 신속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개개인의 도덕적 이탈과 비리는 임용시 윤리기준강화와 철저한 적격심사, 충분한 사전 직무교육 후 배치, 직무감찰 강화, 비리적발시 엄격한 처벌 등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문제는 검찰총수를 비롯한 주요보직을 투명하고 객관화된 절차를 통하여 신망있는 사람을 임명하고 소신있는 직무수행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검찰인사권을 행사하는 집권층의 인식과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무가 바람을 이기려고 노력하지만, 그 강도가 심해지면 사실상 버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3의 기관을 신설하여 정치적중립성을 보장하고 검찰권을 견제하려는 시도는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나 강력한 외풍을 행사하려는 유혹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공염불로 그칠 가능성이 많습니다.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들여 새로운 기관을 만들 것이 아니라, 기존의 중앙수사부에 외풍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해방후 반세기동안 수많은 논의와 개선노력이 있었지만, 효율적 대안을 찾지 못하였고 외국의 경우에도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스템으로만 해결하려는 시도는 한계가 있음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할것입니다.

대검중앙수사부의 잘못이 아닌 개인비리에서 출발한 검찰개혁의 문제가 어떤 연유로 중앙수사부폐지로 결론이 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고위층의 비리나 정치적 사건의 수사는 압수수색, 금융계좌추적, 포렌식 등 수많은 수사지원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기존의 검찰조직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다소 문제점이 있다고 하여 실효성도 검증 안된 거대한 수사기구를 창설하는 것은 엄청난 인력과 예산의 낭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조급함때문에 검찰기능의 치명적 손상을 가져오는 矯角殺牛의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거나 불필요한 국가기관을 중복 신설함으로인한 혼선과 낭비를 초래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한나라의 정치수준은 국민이라는 배의 홀수선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합니다. 형사사법운용도 마찬가지일것입니다. 검찰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검찰에 대한 외풍과 압력을 차단하여 사정의 중추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국민적 감시를 강화하는 것만이 검찰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013.  1.

                                                                                  검찰동우회장    최  경  원